황세진의 작품은 인간 욕망의 생성 뿐 아니라 소멸을 보게 한다는 점에서 매우 특별하다. 생성과 소멸은 사랑과 증오, 고통과 쾌락 같은 양가적 우주성을 내포한다. 화려하게 타오르는 꽃무늬와 수많은 욕망의 흔적들로 화폭을 채우지만, 이는 버림과 비움의 과정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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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빛같은 욕망이 꺼진 이후의 황폐함은 잃어버렸던 나를 발견하게 하며, 생성으로 시작된 이 작업은 결국 소멸로 귀결된다.채움으로 살아가는 존재에게 소멸은 그 자리(Seat of desire)가 비어있던 곳이었음을 직시하게 한다. 채워본 자만이 경험할 수 있는 미학의 세계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