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7.20일 파주시가 개최한 ‘파주 허준선생묘의 역사적 가치와 보존활용 방안’ 학술대회 기조강연에서 이양재 리준만국평화재단 이사장은 허준묘소 중심으로 추모구역을 조성하자고 제안했다. 이양재 이사장은 민통선에 있는 허준 선생묘를 1991년에 처음 발견한 학자이다.

학술대회, 사진 파주위키

민통선에 추모구역을 만들자

접경지역 파주시는 남북 교류 및 교역, 평화 구현을 지향(志向)하여야 한다. 그것이 파주의 지리적 가치이며, 그것으로써 파주시의 가치와 위상을 높일 수 있다.

한강 이북 지역

임진강과 한탄강 유역(流域)의 유역과 그 남북 지역에서부터 한강 유역의 북부 지역을 흔히들 경기도 북부라고 한다. 쉽게 호칭하여 경기도의 한수이북지역(漢水以北地域)이라 한다.

한수이북지역과 한수이남지역은 문화적 정치적으로 차이가 있다. 우리의 김치에서도 한수이북지역의 김치는 고춧가루를 많이 넣지는 않지만, 한수이남지역의 김치는 고춧가루나 젓갈이 더 들어갔다. 경기도의 한수이북 김치의 표준은 개성김치이다.

경기도 한수이북지역, 특히 현재의 파주군과 고양시, 연천군과 양주시, 동두천시와 포천시 연천군 남양주시 등등는 조선시대에 하나의 문화적 인프라가 형성되어 있었다. 그러한 옛 사회의 문화적 인프라는 고려로부터 전승된 것 같고, 이는 이 지역이 고구려의 영토였으므로 고구려의 영향성도 있었을 것이다.

이러한 경기도 한수이북에는 구석기와 신석기시대의 고대 고조선 유적에서부터 현대사까지의 유적이 골고루 남아있다.

임진강 남북지역의 옛 인프라

문화파주의 창달을 위하여는 한수이북지역 가운데 파주시와 붙어 있는 고양시와 연천군 양주시 등등의 인접지구와의 연계는 특별히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지금도 대체로 파주시청으로부터 차량으로 40분 전후의 거리는 하나의 문화권역으로 인식하여야 할 것이다. 조선시대에는 옛 장단과 파주 연천은 개성 및 개풍지역과 더불어 하나의 문화권이었기 때문이다.

고려로부터 조선말기에 이루기까지 개성은 조선 최고의 상권(商圈)이었다. 고려로부터 조선전기에 이르기까지 이 지역은 당시 학풍(學風)의 중심부였다. 옛 장단과 파주지역은 고려로부터 조선중기에 활약하였던 명인들의 묘소가 많다.

현재의 파주시 내의 권역은 임진강 이북의 민통선 지역(옛 장단군)과 임진강 이남의 현 파주시로 나누어 볼수가 있다.

분단시대의 한수이북 접경지역 문화유산

한반도 서부 한수이북의 접경지대는 인천시 옹진군과 강화군, 경기도 김포시와 파주시 연천군 등등이다. 분단시대에 이러한 접경지대의 문화는 매우 중요하다.

문화는 수구적 냉전 사고(思考)를 평화적 공존 사고로 바꾸는 가장 좋은 수단이기 때문이다. 필자는 파주시가 허준(許浚, 1539~1615)의 고향이며 유택(幽宅)이 있음을 논하며, 2021년 3월 17일 파주시의 수요포럼 특강에서 허준을 기리는 사업의 필요성을 언급한 바 있다.

그런데 옛 장단부에 속하였던 현재의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 산22’에는 임강서원(臨江書院) 터가 있다. 임강서원은 1650년(효종1)에 지방 유림의 공의로 안유(安裕)⦁이색(李穡)⦁김안국⦁김정국 등의 학문과 덕행을 추모하기 위해 창건하여 위패를 모셨었다. 이들 가운데 허준과 관련하여 주목하여야 할 인물은 의성김씨 김안국(金安國, 1478~1543)과 김정국(金正國, 1485~1541) 형제이다.

김안국과 김정국은 옛 장단군 대강면 우근리의 양천허씨 집단마을과 관련이 높은 형제 학자로서 이들은 임진왜란 이전에 장단 파주 연천 지역의 많은 제자를 길러냈다. 그들 형제 학자가 형성해 놓은 학맥(學脈)의 인프라가 1650년에 임강서원을 창건한 것이다. 허준을 연구하다 보면 허준이라는 인물을 내온 학맥이 김안국과 김정국 형제라는 결론을 갖게 한다.

무엇보다도 이 두 인물은 양천허씨의 외손으로 허준과도 인척 관계이다. 16세기 초⦁중반에 김안국 김정국 형제는 연천 장단 파주를 근거지로 움직였다. 참고로 김안국의 묘도 허준의 묘(하포리 산129) 인근인 파주시 진동면 하포리 산123~4에 있다.

허준의 고향인 옛 대강면 우근리에서 지금의 연천군 고랑포(옛 장단)는 직선거리로 8km쯤 된다. 이를 보면 연천군의 한탄강 및 임진강 유역과 파주시, 그리고 그곳의 휴전선 이북 지역 황해북도는 개성공단을 거점(據點)하여 농업 인프라라든가 물류기지 및 한의학 연구단지로 연결되어야 할 한반도의 중심 지구(地區)이다.

연천군은 관광자원의 활성화가 매우 중요하다. 연천군에는 파주시의 경우와 같이 구석기와 신석기시대의 고조선 유적에서부터 현대사까지의 유적이 골고루 남아있다. 한 예를 들어보자. 신라의 마지막 왕(56대왕) 경순왕(敬順王, 재위 927~935)의 릉이 연천군 고랑포리에 있다. 지금의 경주김씨는 거의 모두가 경순왕의 후손이므로, 통상적으로는 그를 경주김씨의 중시조(中始祖)로 칭한다.

물론 가야계 씨족인 김해김씨 이외의 여러 김씨, 즉 신라계 김씨들은 거의 모두 경순왕의 자손이라 주장한다. 원래 경순왕릉의 주소는 ‘경기도 장단군 장남면 고랑포8리’였으나, 6.25 이후 북쪽 장단군은 황해북도로, 남쪽 장단군은 대부분이 파주시로 개편되면서 장남면은 연천군으로 편입되었다.

경순왕릉은 사적(제244호)으로, 현재 주소는 ‘경기도 연천군 장남면 고랑포리 산18-2’에 있다. 경순왕은 신라를 고려에 갖다 바친 인물이지만, 그는 신라계 김씨들의 공동 시조이다. 그의 자손은 2015년 남한의 국세조사에서 1,888,121명으로 나온다.

경주김씨계에서 분관(分貫)되었다고 주장하는 성씨는 강릉김씨, 김녕김씨, 심척김씨. 상산김씨, 수원김씨, 안동김씨, 언양김씨, 원주김씨, 의성김씨, 전주김씨, 청도김씨, 안동권씨, 수성최씨 등이 있는데, 이 성씨들의 인구를 다 합하면 약 300만 명은 넘을 것으로 추산된다.

즉 남측 인구 5000만의 1/17이 경순왕의 자손으로 주장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외가나 외외가쪽으로 10대를 거슬러 올라가면 이들 신라계 김씨들에 안 걸리는 사람이 매우 적다. 물론 우리 국민들의 상계로 올라가면, (필자도 그렇지만) 고구려나 백제, 발해와 고려로도 맥락이 닿는다. 따라서 현대에 역사상에서는 비운의 경순왕을 강조할 필요는 없지만, 고랑포에 있는 경순왕릉을 관광자원화(觀光資源化) 할 수는 있다.

임진강 이북의 파주시와 연천군은 통일시대를 대비해야

허준묘역 주변, 사진 구글어스

파주시와 연천군을 위시한 임진강과 한탄강의 인근 지역은 구석기시대부터 현대사에 이르기까지 역사의 격동지이고, 지금은 DMZ가 관통하고 있다. 그것은 이 지역이 통일을 대비하여야 하는 지역임을 말한다. 그러나 무엇으로 통일을 대비할 것인가? 중앙 정부가 세우는 통일 정책에만 피동적(被動的)으로 의존할 수는 없다.

여기 접경지역의 지방 정부와 주민들이 주도적(主導的)으로 나서야 한다. 접경 지역의 남과 북이 쉽게 대화할 수 있는 부분은 역사 유적이고 민족 역사이며 민족 문화이다.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이야기이다. 우리 역사상에 활약하였던 많은 인물들의 발자취를 따라 역사성과 문화성이 큰 사업을 추진하여야 한다.

앞으로 한 세대(20년~25년) 동안은 통일이 불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차츰 반통일적인 반목의 간격을 좁혀 간다면 그 간격이 없어지는 시기는 이미 통일이 성취되어 가는 시점이다. 대체로 접경지역의 문제점은 수구적인 분단주의 정당이 지방 권력을 장악하여 평화와 화해의 시대 흐름을 역행한다는 점이다. 현재의 파주는 그렇지 않다. 그러나 성급한 통일을 목표로 하지 말고 평화의 한 걸음부터 실천하고 공존과 공영을 지양하면, 그것이 곧 통일로 가는 길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DMZ 국제평화지대를 말하다

현재 한반도는 동에서 서로 길게 그어진 전쟁과 분단의 세계적인 상징 DMZ가 있다. 독일은 제1차세계대전과 제2차세계대전을 일으키고, 그 전쟁을 일으킨 죄로 인하여 독일이 분단되었다. 그러나 동북아의 일본은 1895년 청일전쟁과 1905년 러일전쟁, 1931년 만주사변, 1937년 중일전쟁, 1941년 대동아전쟁과 태평양전쟁을 연이어 일으켰고, 1945년에 패전하였지만 일본이 분단된 것이 아니라 미국에 의하여 애매하게도 한반도가 분단되었고, 제3차세계대전의 규모로 한국전쟁이 일어났다. 이것이 억울한 것이다. 우리 민족 현대사의 모든 비극은 이때의 한반도 분단에서 시작되었다.

문재인 정부는 2018년 4월 27일, 북한의 김정은 국무위원장과의 판문점 공동선언에서 “서로를 향한 모든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하고 DMZ를 평화지대로 만드는 데 합의”했다.

DMZ 내 감시초소(GP) 일부를 철거하는 등 후속 조치도 진행되기 시작했다. 이에 이어 문재인 대통령은 2019년 9월 24일 유엔총회 연설에서 비무장지대(DMZ)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구상을 밝혔다. "유엔과 모든 회원국에 한반도의 허리를 가로지르는 비무장지대를 국제평화지대로 만들자는 제안을 하고자 한다"라고도 말하였다.

당시 필자는 청와대에서의 사업계획이 있는가를 물어보았다. 구체적인 계획은 아무것도 없이, 문재인 대통령이 원론적인 사업 의사만 밝힌 것이다.

파주 민통선 내에 《Korean Diaspora 추모구역》을 준비하자

당시 이를 확인한 필자는 공연장과 전시장 회의실 등등을 포함한 《Korean 디아스포라 추모공원》을 제안하며 안중근(安重根, 1879~1910)과 홍범도(洪範圖, 1868~1943) 등등의 민족 영웅들을 그곳에 모시자고 제안하였다. 2019년 제2회 북미정상회담이 베트남에서 깨진 이후이긴 하지만 충분히 남북의 합의가 가능한 시점이었다. 그러나 북미간의 대화가 단절되면서 2021년 8월 18일, 홍범도(洪範圖, 1868~1943) 장군의 성체는 환국(還國)하여 국립대전현충원에 안장하였다. 매우 실망스러웠다.

필자는 옛 경기도 장단군 지역, 현재로는 북측의 황해남도 장풍군과 남측의 경기도 파주군 지역 일부에 남북이 공동 관리할 수 있는 지역에 우리 민족의 디아스포라 추모공원을 남북이 공동 설립하기를 소망한다.

거기에는 휴전선을 관통하여 남북이 교류할 수 있는 공연장과 미술관 및 전시장, 회의장 및 컨벤션 시설, 남북공동의료시설, 추모공원 등등이 들어가야 할 것이다.

지금의 판문점의 공동경비구역에 인접한 동쪽 지역을 대거 확장하여 남북이 함께하는 새로운 판문점 구역으로 하여도 좋다. 현실적으로는 판문점과 떨어진 DMZ에 《Korean 디아스포라 추모공원》를 설치하기란 남북이 합의했다고해도 불가능하다. DMZ는 UN군사령부가 관리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측의 민통선 지역은 UN군사령부의 관할이 아니다. 남북간의 정세가 허용하지 않고 있지만, 외세(外勢)가 한반도를 지배해도 우리 민족주의자에게 《Korean 디아스포라 추모공원》는 절실하게 필요하다. 그 첫 걸음을 민통선 마을과 지역에서 시작하자.

허준은 남과 북에서 가장 유명한 역사적인 과학자 가운데 한 분이며, 그의 영향력은 현재 건재하며 미래에도 건재할 것이다. 중앙 정부나 파주시 지방 정부에서 민족 교류 및 화해 사업을 구상하고 실천할 경우 허준과 그 자손들의 묘소는 지리적으로 그 중심부에 있다. 따라서 허준의 가장 확실한 유적지로서 하포리 산129번지의 미래 지향적인 창조 가치는 매우 크다.

관련 정보

링크 모음

주변 명소



더보기



자료 출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