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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바이! 영화 랜드마크 명필름아트센터

파주 출판도시의 문화 랜드마크, 역사의 뒤안길로

파주시 회동길, 파주 출판도시의 상징적인 문화 공간으로 자리 잡았던 ‘명필름아트센터’가 오는 2026년 2월 1일을 끝으로 11년여의 긴 여정을 마감한다. 영화사 명필름이 파주로 터전을 옮기며 2015년 5월 1일 문을 연 지 4천여 일 만이다.

명필름아트센터는 단순한 영화관 그 이상의 의미를 지닌 공간이었다. ‘빈자의 미학’으로 유명한 승효상 건축가가 설계한 건축물 자체의 조형미는 물론, 영화 제작사가 직접 운영하는 국내 유일의 극장이라는 상징성 덕분에 영화인들에게는 성지(聖地)와도 같았다. 특히 지하 1층에 위치한 영화관은 국내 최고 수준의 4K 영사 시스템과 돌비 애트모스 사운드를 갖춰,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 박찬욱 감독의 ‘헤어질 결심’ 등 거장들의 기술 시사가 이곳에서 이루어지기도 했다. 이는 서울의 대형 멀티플렉스 부럽지 않은 고품격 문화 인프라를 파주 시민들이 가까이서 누릴 수 있었던 자부심의 근거이기도 했다.

그러나 계속되는 영화계의 불황과 경영난은 파주의 소중한 문화 거점마저 삼키고 말았다. 명필름 측은 지난 2023년 리뉴얼을 단행하며 공간의 재도약을 꿈꿨으나, 끝내 경영 악화를 이겨내지 못했다. 현재 아트센터와 명필름 사무실이 위치한 두 개의 건물은 모두 매각된 상태로 알려져, 지역 사회에 짙은 아쉬움을 남기고 있다.

명필름아트센터는 떠나는 마지막 순간까지 영화다운 작별을 준비하고 있다. 2026년 1월 1일부터 한 달간 ‘마지막 기획전’을 열어 프로그래머가 엄선한 추천작 10편을 상영하고 있다. 운영 종료일인 2월 1일에는 명필름의 대표작이자 청춘의 향수를 자극하는 영화 ‘와이키키 브라더스’가 마지막으로 스크린에 걸린다. 이 마지막 상영 회차는 예매가 시작되자마자 매진되며, 공간을 떠나보내는 관객들의 뜨거운 관심을 증명했다.

비록 공간은 사라지지만, 명필름아트센터가 지난 11년간 파주라는 도시에 심어준 문화적 자긍심과 수많은 영화적 체험은 파주의 역사 속에 선명하게 남을 것이다. 좋은 영화와 좋은 소리, 그리고 아름다운 건축이 어우러졌던 그곳을 우리는 오래도록 기억할 것이다.

명필름아트센터 풍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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