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3세 노인의 농악북 연주를 보다
지난 2월 7일, 문산도서관에서 울려 퍼진 금산리 민요 공연을 관람했다. 약 20분 동안 이어진 금산리민요보존회의 공연은 단순한 발표를 넘어 우리 지역의 숨결을 느끼게 하는 시간이었다.
금산리 민요는 경기도 무형문화재 제33호로 지정된 파주의 소중한 자산이다. 임진강 나루터를 통해 황해도와 교류하던 지역적 특성 덕분에 경기 소리와 서도 소리가 절묘하게 어우러진 독특한 매력을 지니고 있다. 특히 유명한 ‘헤이리 소리’는 이곳 농요에서 유래하여 오늘날 헤이리 예술마을의 이름이 되기도 했다.
공연에서 가장 인상적이었던 장면은 93세 어르신의 연주였다. 농악북을 어깨에 메고 공연 내내 힘차게 북을 치시는 모습은 건강함 그 자체였다. 성함도, 북을 잡으신 사연도 알 길이 없었지만, 가락에 맞춰 흥을 돋우는 그 손놀림에는 수십 년 세월이 응축된 삶이 묻어났다.
농악은 본래 고된 노동을 잊기 위해 자연스럽게 발생한 음악이다. 예술적 완성도를 따지기보다 농사일의 고단함을 씻어내는 보조적 역할이 컸다. 하지만 무대 위 연주자들은 마치 술 한 잔을 기울인 듯 흥에 취해 있었다. 서로의 호흡을 맞추며 팀워크를 이루는 모습에서 진정한 농악의 즐거움을 엿볼 수 있었다.
현재 금산리민요보존회는 지역의 한계를 넘어 전승의 맥을 잇고 있다. 기계화와 이농 현상으로 마을 주민만으로는 보존회 유지가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는 우리 전통문화의 전승이 얼마나 어려운 과제인지를 실감하게 하는 대목이다.
시대가 변하면서 민요에 대한 대중의 관심은 점차 줄어들고 있다. 하지만 2006년 금산리에 전승관이 세워진 것처럼, 우리의 소리를 지키려는 노력은 계속되어야 한다. 지역사회의 따뜻한 관심과 정책적 지원이 더해질 때, 금산리 민요의 힘찬 북소리는 다음 세대에게도 변함없이 이어질 것이다. -파주위키 편집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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