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순 사고’라던 파주시… 행안부 “명백한 사회재난” 판정
2025년 11월 발생하여 파주 운정신도시와 교하, 금촌 일대 17만 가구의 일상을 멈추게 했던 대규모 단수 사태가 해를 넘었지만 사고후 대책이나 보상 추진은 지지부진하다.
파주시는 그간 사고의 원인과 책임이 수도사업자인 한국수자원공사(K-water)에 있음을 들어 시 차원의 ‘사회재난’ 인정과 직접적인 재난안전대책본부 운영에 소극적이었다. 그러나 행정안전부가 “대규모 식수 공급 중단은 명백한 사회재난”이라는 유권해석을 내놓았다.
이는 단순한 시설 사고로 치부했던 파주시의 초기 판단이 행정 편의주의였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사고발생 후 ‘사회적 재난’ 논란
사태 직후 핵심 쟁점은 이 사고를 법적인 ‘재난’으로 볼 것인가였다. 파주시는 사고 초기, 원인 제공자(K-water)가 명확하다는 이유로 「재난안전법」상 사회재난 적용에 난색을 표했다. 이에 파주위키가 국민신문고를 통해 행정안전부에 직접 법령해석을 요청했고, 2025년 12월 그 결과가 나왔다.
- 민원 요지: 17만 세대 규모의 단수 사태가 「재난안전법」상 ‘사회재난’에 해당하는지, 파주시가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구성할 의무가 있었는지 질의
- 행정안전부 답변
- 사회재난 해당 여부: 행안부는 「재난 및 안전관리 기본법 시행령」 별표 1의3을 근거로, ‘수도법에 따른 수도 시설 파손 등으로 발생하는 대규모 피해’는 사회재난 유형에 해당한다고 명확히 답변했다.
- 대책본부 구성 의무: 재난안전대책본부 설치는 지자체장이 상황판단회의를 통해 결정할 사안이라고 답변했다. 이는 파주시장이 재난 컨트롤타워를 가동할 법적 근거가 충분했음에도, 정무적 판단하에 이를 실행하지 않았음을 시사한다.
사건 발생 개요
- 일시: 2025년 11월 14일 오후 ~ 11월 16일 (부분 정상화)
- 장소: 파주시 운정신도시, 교하, 금촌, 조리읍 일대
- 원인: 고양시 일산서구 덕이동 소재 광역상수도관(1000mm) 이설 공사 중 관로 파손
- 피해: 약 17만 세대 단수 및 탁수 피해, 학교 급식 중단, 음식점 영업 피해 등
파주시의 조치
사고 초기 대응
파주시는 11월 14일 12시 23분에야 재난문자를 발송했다. K-water로부터 사고 통보를 받지 못해 초기 3시간가량 상황 파악을 하지 못했고,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지 않았다. 시는 비상 급수차를 배치했으나 17만 가구를 감당하기엔 역부족이었으며, 현장에서는 공무원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시민들의 원성이 빗발쳤다.
사고 후 조치

단수 사고후 여론이 악화되자 파주시는 김경일 시장 주재로 뒤늦게 ‘피해 보상협의체’ 구성을 발표하고, K-water에 피해보상을 강력히 요구하는 등 수습에 나섰다. 시는 수자원공사의 보상과 별개로 피해 가구에 대한 요금 감면 등을 검토하겠다고 밝혔으나, 초기 골든타임을 놓친 행정이라는 지적은 계속되었다.
의회 대응
2025년 11월 24일 열린 제260회 파주시의회 도시산업위원회에서는 파주시의 안일한 대응에 대한 질타가 쏟아졌다.
- 박은주 의원: “시민들이 물을 받기 위해 줄을 서 있는 현장에 공무원이 한 명도 보이지 않았다. K-water가 원인 제공자라 하더라도, 시민에게 물을 공급할 최종 책임은 파주시에 있다”고 강하게 질책했다. 또한, “국가기반체계(수도) 마비는 법적으로 재난인데, 시가 이를 단순 사고로 처리하며 책임을 회피했다”고 지적했다.
- 손성익 의원: “46시간 이상 지속되고 시 인구 절반이 피해를 본 상황은 명백한 재난”이라며, “K-water가 밸브를 잠가도 파주시가 이를 실시간으로 알 수 없는 시스템 부재”를 꼬집었다. 그는 파주시가 K-water에만 의존하는 ‘더부살이 행정’을 하고 있다며 자체 모니터링 시스템 구축을 요구했다.
- 파주시(환경국장) 답변: “수도사업자가 K-water로 되어 있어 운영 및 판단 권한이 그쪽에 있다 보니 정보 공유가 늦었다”고 해명하면서도, 재난 매뉴얼 정비와 시스템 보완을 약속했다.
여론 및 여담
언론 및 SNS 여론
지역 커뮤니티와 SNS에는 “신도시 인프라가 이렇게 취약하냐”, “김장철에 물이 끊겨 배추를 다 버렸다”는 성토가 이어졌다. 특히 파주시가 사고 초기 “조례상 사회재난 지원 대상이 아니다”라는 취지로 발표했을 때 여론은 최악으로 치달았다. “세금 낼 때는 시민이고, 물 끊기면 남이냐”는 비판이 쇄도했다.
정치권 반응
고준호 경기도의원 등 지역 정치권은 이번 사태가 단순한 관로 파손이 아닌 ‘위기 관리 시스템의 부재’라고 꼬집었다. 상급 기관의 유권해석을 기다릴 것이 아니라, 선제적으로 재난을 선포하고 시 예산을 투입한 후 구상권을 청구하는 ‘적극 행정’이 아쉬웠다는 지적이다.
문제점
이번 행안부 해석으로 드러난 파주시 행정의 문제점은 다음과 같다.
- 법령의 소극적 해석: 법은 ‘수도 사고로 인한 대규모 피해’를 사회재난으로 규정하고 있음에도, 파주시는 배상 책임 소재(K-water)에만 집중하여 ‘재난’ 선포를 주저했다.
- 컨트롤타워 부재: 17만 가구가 단수되는 비상상황에서도 재난안전대책본부가 가동되지 않아, 부서 간 유기적인 협조와 현장 통제가 이루어지지 않았다.
- 시스템의 종속성: K-water의 통보가 없으면 파주시가 단수 여부조차 알 수 없는 구조적 한계가 드러났다.
앞으로의 해결방안
행안부의 ‘사회재난’ 해석이 나온 만큼, 파주시는 이번 단수 사태를 소급하여 재난에 준하는 후속 조치를 취해야 한다.
- 조례 및 매뉴얼 정비: 광역상수도 사고 시 즉각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도록 매뉴얼을 강행 규정으로 개정해야 한다.
- 독자적 관제 시스템 구축: K-water의 데이터에만 의존하지 않고, 파주시가 배수지 유입량 등을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한다.
- 적극행정 문화 정착: 시민의 생존권이 달린 문제에서는 법적 책임 공방보다 ‘선 조치, 후 정산’의 원칙이 적용되어야 한다.
관련 자료
다음 내용은 행정안전부 사회재난실 사회재난대응국 환경산림재난대응과의 답변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