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이대원이 파주에 줄 수 있는 것-이기상
그림 속 풍경이 살아 있는 도시

이대원은 파주에 ‘그림과 현장을 함께 만나는 문화 명소’를 선물할 수 있다. 파주는 이 선물을 문화예술 탐방 코스와 과수원 갤러리, 그리고 도시 디자인으로 이어 가야 한다. 지금 준비하지 않으면 그림은 남아도 현장은 사라진다.
이대원(1921~2005)은 파주 문산에서 태어났다. 국립현대미술관 회고전 도록의 연보도 그의 출생지를 파주 문산읍으로 밝히고 있다. 그는 1973년부터 30년 동안 탄현면 축현리의 일경과원에서 주말마다 그림을 그렸다. 「농원」, 「과수원」, 「못」 같은 대표작이 모두 이곳에서 나왔다. 그리고 생을 마친 뒤 이 과원에 묻혔다. 그는 생전에 자신의 그림들이 이 과수원이 준 탐스러운 선물이라고 말했다. 파주가 그의 그림을 낳은 땅이라는 뜻이다.
재평가의 시간이 왔다
그동안 이대원은 이름에 비해 미술사에서 충분히 조명받지 못했다. 김인혜 국립현대미술관 학예연구실장은 경향신문 인터뷰에서 그 이유를 설명했다. 1980~2000년대 화단에는 이대원이 근대미술을 넘어서야 현대미술로 갈 수 있다는 인식이 강했다고 한다. 여기에 ‘옛날 그림’, ‘상업적’이라는 시선까지 더해져 국공립미술관도 그를 진지하게 다루기 어려웠다는 것이다.
그러나 지금은 다르다. 한국 미술이 세계의 주목을 받고, 전통도 새롭게 평가받고 있다. 김 실장은 소재에 머물지 않고 양식과 기법, 미감으로 한국성을 풀어낸 이대원의 작업을 다시 평가해야 한다고 말했다. 올해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열린 사후 첫 대규모 회고전은 그 재평가의 출발점이다. 파주는 이 흐름을 놓쳐서는 안 된다.
파주만이 가진 자산
이대원의 가장 큰 가치는 그림 속 풍경이 지금도 살아 있다는 데 있다. 1979년 작품 「나무」에 그려진 두 그루의 호두나무는 46년이 지난 지금도 일경과원에 서 있다. 뒤편 산의 능선도 그림 그대로다. 그림과 현장을 나란히 볼 수 있는 화가는 드물다. 이것은 다른 도시가 흉내 낼 수 없는 파주만의 자산이다.
입지도 좋다. 일경과원은 헤이리예술마을에서 2km, 통일동산에서 3km 떨어져 있다. 자유로 성동IC까지 4km, 파주출판도시까지 13km, 임진각관광지까지 18km다. 이미 많은 사람이 찾는 문화·관광지가 반경 20km 안에 모여 있다. 이대원의 과원은 이들을 잇는 새로운 고리가 될 수 있다.
무엇을 할 것인가
첫째, 문화예술 탐방 코스를 만들자. 헤이리예술마을과 통일동산, 일경과원 외곽, 오두산 통일전망대를 하나로 잇는 길이다. 그림 속 장소에는 작품과 현장을 비교하는 안내판을 세운다. 방문객은 그림을 들고 화가가 바라본 풍경 앞에 설 수 있다.
둘째, 이대원 과수원 갤러리와 휴게소를 운영하자. 과원 인근에 작은 갤러리와 쉼터를 두어 그의 삶과 작품을 소개한다. 화가가 사랑한 과수원의 사계절을 느끼며 쉬어 가는 공간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셋째, 이대원 화풍을 파주 홍보물 디자인에 활용하자. 오색의 색점과 색선은 그 자체로 아름다운 디자인 언어다. 저작권자의 허락을 받아 공공시설물, 홍보물, 지역 상품에 그의 색채 감각을 담을 수 있다. .
넷째, 파주의 문화 명소 목록에 이대원을 더하자. 이대원은 현대의 인물로 한국적인 화풍으로 새로운 평가가 시작되고 있다. 그의 이름이 더해지면 파주의 인물사는 오늘의 풍경으로 이어진다.

지금 지켜야 한다
파주는 빠르게 변하고 있다. 산과 논이 사라진 자리에는 아파트와 공장이 들어 서고있다. 일경과원 주변도 아파트가 입주되고 다른 아파트가 지어진다는 소문이 무성하다. 지역의 개발이 늘어 가는 시기에 그림 속 두 그루 나무는 보호수 지정을 검토할 만하다. 나무 한 그루를 지키는 일은 작아 보인다. 그러나 그것은 파주가 자신의 기억을 소중히 여긴다는 선언이 된다.
파주는 분단과 DMZ의 땅으로 알려져 있다. 이대원은 파주의 또 다른 얼굴을 보여 준다. 빛과 색이 가득한 생명의 땅이다. 그가 서른 해 동안 같은 나무를 바라보았듯이, 이제 파주가 그를 오래 바라보고 지켜야 할 때다.








파주의 자랑 이대원화백의 일경농원(탄현면사무소 뒷쪽)이 개발에의해 사라진다니 안타깝습니다.
그의 거의 모든 그림이 그곳을 배경으로 탄생했지요. 봄에 피는 배꽃은 정말 아름다운곳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