숫자로 들여다본 시민의 가계부- 2025년 파주시 사회조사[1편]
파주시청이 매년 실시하는 사회조사에서 가장 눈길을 끄는 대목은 단연 ‘돈’ 이야기다. 제11회 파주시 사회조사(2025.12 발간, 표본조사)는 시민들에게 가구 소득부터 부채, 씀씀이의 부담까지 지갑 사정을 낱낱이 캐물었다. 결과는 씁쓸했다. 소득이 있다고 답한 시민은 89.1%에 달했지만, 정작 그 소득에 “만족한다”는 응답은 14.3%에 그쳤다. 열 명 중 아홉 명이 돈을 벌지만, 그중 만족하는 사람은 한 명 남짓이라는 얘기다.
① 숫자로 본 파주의 지갑 — “300만원대가 가장 많지만, 양극단도 두텁다”
파주시가 가구주를 대상으로 물은 ‘가구 월평균 소득’에서 가장 많은 응답은 ‘300만원~400만원 미만’ 15.3%였다. 뒤를 이어 ‘100만원~200만원 미만’ 14.2%, ‘400만원~500만원 미만’ 13.2%, ‘200만원~300만원 미만’ 13.1% 순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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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할 부분은 소득 분포의 ‘양극화’다. 월 50만원도 안 되는 가구(1.8%)부터 800만원 이상 고소득 가구(11.8%)까지 폭이 매우 넓다. 특히 800만원 이상 응답 비율(11.8%)이 700만원~800만원 미만(3.5%)이나 600만원~700만원 미만(7.6%)보다 오히려 높게 나타나, 상위 계층에 소득이 몰려 있는 전형적인 ‘항아리형 아닌 아령형’ 분포를 보였다.
브래킷별 중간값으로 단순 환산해보면 파주시 가구의 월평균 소득은 대략 410만원대로 추정된다. 응답 구간이 누적 50%를 넘어서는 지점, 즉 ‘중위 가구’는 300만~400만원 구간에 위치해 있다.

가구원 수·연령·성별에 따른 격차도 뚜렷했다.
- 1인 가구는 100만원~200만원 미만(21.0%)에 가장 몰려 있고, 800만원 이상은 2.2%에 불과했다.
- 5인 이상 가구는 800만원 이상이 27.6%로 최다 구간이었다. 가구원 수가 늘수록 소득도 함께 불어나는 구조다.
- 60세 이상 응답자의 27.7%가 ‘100만원~200만원 미만’에 몰려, 전 연령대 중 가장 낮은 구간에 편중됐다. 반면 40대는 800만원 이상이 18.0%로 가장 높았다.
- 성별 격차는 더 극명하다. 남성은 800만원 이상이 14.4%인 반면 여성은 5.4%에 그쳤고, 여성의 23.1%는 ‘100만원~200만원 미만’에 몰려 남성(10.5%)의 두 배가 넘었다.

② 전국과 비교하면 — “파주는 국가 평균에 못 미치는 구간에 몰려 있다”
통계청(국가데이터처)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2025년 전국 가구당 월평균 소득은 1분기 535만 1천원, 2분기 506만 5천원, 3분기 543만 9천원, 4분기 542만 2천원으로 분기마다 500만원대 초중반을 오갔다. 국가데이터처 2025년 1/4분기 가계동향조사
앞서 계산한 파주시의 추정 평균(410만원대)을 이 전국 평균과 나란히 놓으면 약 100만원 안팎의 격차가 나타난다. 다만 두 조사는 표본 구성과 질문 방식(전국 조사는 가구 실측 소득, 파주시 조사는 15세 이상 개인이 응답한 가구소득 구간)이 달라 일대일 비교에는 한계가 있다는 점은 유의할 필요가 있다. 그럼에도 파주시 응답 분포가 전국 평균보다 낮은 구간에 두텁게 몰려 있다는 큰 흐름 자체는 부인하기 어렵다.
한편 정부가 복지 급여 기준으로 삼는 2025년 기준 중위소득은 1인 가구 239만 2,013원, 4인 가구 609만 7,773원이다. 보건복지부 산하 복지로 블로그 이 기준선에 파주시 응답을 대입해 보면, 1인 가구 응답자의 상당수(50~100만원 23.3%, 100~200만원 21.0%를 더하면 44.3%)가 1인 가구 기준 중위소득에도 못 미치는 구간에 위치한 셈이다. 소득 취약계층의 실질적 규모를 가늠케 하는 대목이다.

③ 만족과 현실 사이 — 소득은 있는데, 만족은 없다
소득이 있다고 답한 89.1% 중 ‘매우 만족’ 1.1%, ‘약간 만족’ 13.2%로 합쳐 14.3%만이 만족스럽다고 답했다. 절반에 가까운 45.7%는 ‘보통’, 29.1%는 불만족(매우불만족 6.1%+약간불만족 23.0%)이었다. 2023년 조사(만족 11.3%) 대비 소폭 개선됐지만 여전히 불만족 비율이 만족의 두 배를 웃돈다.

더 눈에 띄는 건 ‘생계유지 어려움’ 경험이다. “가끔 있었다”가 29.3%, “매우 자주 있었다” 5.1%로, 파주시민 3명 중 1명꼴(34.4%)로 생계유지에 어려움을 겪은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특히 15~19세(62.0%가 “별로 없었다”)를 빼면 성인 실질 체감도는 더 높을 것으로 추정된다.
소비생활 만족도 역시 크게 다르지 않다. ‘매우 만족’과 ‘약간 만족’을 합쳐 21.7%만이 만족했고, 20.7%는 불만족했다. 나머지 57.6%는 ‘보통’이라는 애매한 응답에 머물렀다 — 만족도, 그렇다고 불만족도 아닌, 그저 버티는 삶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④ 감당 못할 지출들 — “주거비가 목을 조른다”
가구 생활비 중 가장 부담스러운 항목 1위는 단연 ‘주거비’ 28.6%였다. 뒤이어 ‘식료품비’ 23.2%, ‘보건의료비’ 18.8% 순이었다. 교통·통신비(1.8%)나 의류비(0.6%)는 상대적으로 부담이 크지 않다고 응답해, 먹고 자는 문제, 그리고 아프면 드는 돈이 파주시민 가계를 가장 옥죄는 셈이다.
세부적으로 보면 20~29세의 57.4%가 주거비를 가장 부담스러운 지출로 꼽았다. 청년층의 전월세 부담이 고스란히 반영된 결과로 읽힌다. 30~39세는 식료품비 부담(31.1%)이 상대적으로 두드러졌는데, 자녀 양육기 가구의 식비 지출 증가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⑤ 빚, 조금씩 늘어나는 그림자
부채가 있다고 답한 가구는 55.0%로, 2023년(53.0%), 2021년(50.0%)에서 꾸준히 상승하는 추세다. 절반이 넘는 파주시 가구가 빚을 지고 있다는 뜻이다.
부채의 원인은 압도적으로 ‘주택 임차 및 구입’이 67.1%를 차지했다. ‘사업/영농자금'(12.1%), ‘교육비·의료비를 제외한 기타 생활비'(10.7%)가 뒤를 이었다. 30~39세의 76.3%가 주택 관련 대출을 부채 원인으로 꼽아, 이 시기가 ‘내 집 마련’과 ‘빚’이 가장 밀접하게 맞물리는 생애 구간임을 보여준다.

⑥ “공평하지 않다” — 열 명 중 다섯이 느끼는 박탈감
우리 사회의 소득분배(빈부격차 등)가 공평하다고 느끼는 응답은 단 6.5%(매우공평 1.1%+약간공평 5.4%)에 불과했다. 반면 불공평하다는 응답은 51.2%(약간불공평 40.9%+매우불공평 10.3%)로 압도적이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추세다. 2021년 불공평 응답이 63.6%에 달했던 것과 비교하면 2025년(51.2%)은 다소 완화된 수치다. 그러나 여전히 시민 절반 이상이 사회의 소득분배 구조를 부당하다고 느끼고 있다는 사실은, 체감 경기가 여전히 냉랭하다는 방증이다.

⑦ 그래도 버티는 힘 — 근로소득 의존도 72.9%
가구의 주된 소득원을 묻는 질문(복수응답)에는 **’가구주(본인)의 근로(사업)소득’이 72.9%**로 압도적 1위였다. ‘배우자 및 기타 가구원의 근로(사업)소득'(32.2%), ‘공적·사적연금 및 퇴직금'(13.9%), ‘정부의 보조금'(13.6%)이 뒤를 이었다.
특히 1인 가구의 정부보조금 의존율은 27.7%로, 전체 가구원수 구간 중 가장 높았다. 반대로 4인 가구는 가구주 근로소득 비중이 97.9%에 달해, 젊고 안정적인 맞벌이·외벌이 가정일수록 시장소득에, 1인 가구는 사회안전망에 더 많이 기대고 있는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숫자가 말해주는 것
이번 조사가 그려낸 파주의 가계 풍경은 한마디로 “벌지만 부족하고, 부족해서 빌리는” 구조다. 소득은 있지만 만족스럽지 않고(14.3%), 소비 역시 만족보다 불만이 크며(21.7% vs 20.7%), 절반이 넘는 가구가 빚을 지고 있고(55.0%) 그 이유의 압도적 1위는 ‘집’이다(67.1%). 여기에 절반이 넘는 시민이 사회의 소득분배를 불공평하다고 느낀다(51.2%).
전국 평균 대비 낮은 소득 구간에 몰려 있는 파주시의 가계 사정은, 신도시(운정·교하)의 성장과 구도심(문산·법원 등)의 정체가 공존하는 도시 특유의 이중구조와도 맞닿아 있어 보인다. 파주시는 2026년 12월 제12회 사회조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그때는 이 숫자들이 조금이나마 웃는 방향으로 움직였을지 지켜볼 일이다. -파주콘텐츠제작소 제공-
자료: 2025년 파주시 사회조사 보고서(파주시청, 2025.12 발간) 4장 25~30-2항 / 통계청 가계동향조사 / 보건복지부 2025년 기준 중위소득
Sources: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