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p-story오늘의 기록

파주메디컬클러스터 조선대 종합병원 설립 분석

2026년 6월 30일 마감된 파주메디컬클러스터 종합병원 사업자 공모에 사업계획서를 제출한 곳은 조선대학교 한 곳뿐이었다. 500병상·25개 진료과목·총사업비 약 5,500억 원 규모의 이 사업에 경쟁자 없이 단독으로 응찰한 것이다. 파주위키는 전용AI를 통해 파주메디컬클러스터 대학병원 사업부터 최근 공모 접수 결과와 전남지역의 신문기사를 종합하여  분석했다. -파주위키-

6년을 끌어온 자리, 주인이 두 번 바뀌다

파주메디컬클러스터의 종합병원 자리는 원래 조선대학교의 자리가 아니었다. 2020년 8월, 파주시는 아주대학교와 “아주대학교병원 건립” 업무협약을 맺었다. 500병상 규모의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이 국립암센터 혁신의료연구센터·바이오융복합단지와 함께 산·학·연·병 클러스터를 이루는 그림이었다.

사업계획 구역도/ 2023.5.10

그 해 6월에는 국립암센터·국제암대학원대학교와도 협약을 맺었고, 2022년에는 미국 마이애미대학교 의과대학과까지 손을 잡으며 사업은 국제적인 외형을 갖췄다.

그러나 그 사이 사업은 순탄하지 않았다. 2021년 토지소유자의 수익배분 문제 제기, 2022년 지역신문 ‘파주에서’의 사업시행자 자본금·역량 의혹 제기, 2023년 파주도시관광공사 임원 전원 사표와 후임 선정 무산, 시공을 맡았던 포스코ENC의 사업 포기까지 겹치며 부지 조성 자체가 흔들렸다.

2024년 말에는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상급종합병원”이라던 애초의 표현이 어느새 그냥 “종합병원”으로 축소됐다는 지역 언론의 지적까지 나왔다. 시행자가 홍보 문구의 급을 낮추는 동안, 애초 협약 상대였던 아주대학교의 이름은 조용히 사라졌다.

그리고 2026년 6월 30일, 종합병원 사업자 공모가 마감됐다. 응찰자는 단 한 곳, 조선대학교였다. 6년 전 아주대와 맺었던 협약은 어느 시점에 어떤 사유로 끝났는지 공개된 설명이 없다. 대형 대학병원 하나가 조용히 발을 빼고, 그 자리를 다른 대학병원 하나가 단독으로 채운 셈이다.

조선대병원이 감당하기엔 너무 큰 두 개의 청구서

조선대병원이 처한 재무 상황을 보면 이번 참여가 더욱 눈에 띈다. 조선대병원은 의정사태 이후 연간 수십억 원대이던 적자가 지난해 수백억 원대로 불어났다고 스스로 밝히고 있다. 동시에 전남광주 동구 본원은 1971년 개원 이래 노후화가 심해 새 병원 신축이 절실한 상태다.

장례식장·의성관 부지에 지상 16층·지하 4층, 6,000억 원 규모의 새 병원을 지어 847병상을 1,000병상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워뒀지만, 발전기금 모금만으로는 사업비 조달이 되지 않아 계획은 몇 년째 제자리다.

이 와중에 조선대병원은 파주에 500병상·5,500억 원 규모의 분원까지 짓겠다고 나섰다. 두 사업을 합치면 1조1,000억 원. 광주 본원 신축 하나도 벅차 발전기금만으로는 답이 안 나오는 병원이, 그보다 큰 별도 사업에 동시에 뛰어드는 그림이다. 병원 측은 “투트랙으로 간다”, “파주분원이 되어도 광주 본원 병상은 줄지 않는다”, “인력 재배치도 없다”고 선을 그었지만, 재원을 어떻게 감당할지에 대한 구체적 설명은 아직 없다.

“필수 의료 확충”이라는 말로 다 설명되지 않는 것들

병원 측이 내세우는 명분은 경기북부 필수 의료 확충과 의료 공백 해소, 수입 구조 고도화다. 그러나 정작 파주 지역의 의료 수요를 들여다보면 이 명분은 헐겁다. 파주는 인구 55만 명을 넘는 성장 도시이지만, 바로 이웃한 고양시에 이미 500병상 이상의 대형 병원이 여럿 자리 잡고 있다. 대학병원 업계 스스로도 이 조건에서의 분원 설립을 “이례적”이라 평가한다는 점은, 이 자리가 순수한 의료 수요에 의해 채워지는 것이 아니라는 방증이다.

그렇다면 진짜 동기는 무엇인가. 몇 가지가 겹쳐 보인다.

첫째, 단독 응찰이라는 위치다. 경쟁자 없이 홀로 사업계획서를 낸 조선대병원은 평가위원회와의 협상에서 유리한 조건 — 임대료, 국공유지 사용조건, 수익배분, 세제 혜택 — 을 상당 부분 관철시킬 수 있는 위치에 있다. “밑지는 장사”가 아니라 “유리하게 들어갈 수 있는 자리”였기에 응찰했을 가능성이 크다.

둘째, 이 사업이 조선대 자본으로 완전히 지어지는 것인지가 불투명하다. 파주메디컬클러스터㈜라는 시행사가 이미 부지를 조성하고 있는 도시개발사업 구조에서, 종합병원 부지·건물을 시행사가 조성해 제공하고 조선대는 운영권만 확보하는 임대·위탁운영 방식이라면 조선대가 실제로 부담하는 자본은 발표된 “총사업비 5,500억 원”보다 훨씬 작을 수 있다. 이 재원조달 구조는 현재까지 공개된 자료에 나와 있지 않다.

셋째, 2026년 7월 1일 전남광주통합특별시가 출범하면서 조선대병원과 전남대병원이 나눠 져야 할 광주·전남 전역의 중증·응급 대응 부담이 커졌다. 지역 내 위상과 역할이 재편되는 불확실한 시점에, 수도권 북부에 별도 거점을 만들어 두는 것은 본진이 흔들릴 경우를 대비한 헤지(위험분산)의 성격도 있어 보인다.

넷째, 국립암센터·마이애미대학교와 연계된 “4차산업 의료클러스터”라는 정부·지자체 주도 플래그십 사업에 이름을 올리는 것 자체가 향후 필수의료 확충 관련 국비 지원·연구비·정책자금 배정에서 유리한 위치를 선점하는 효과를 가질 수 있다. 실제 운영의 성패보다 “참여했다”는 사실 자체가 주는 정책적 지렛대를 노렸을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

파주시민이 물어야 할 질문

파주시민 입장에서 이번 공모 결과를 마냥 반길 수만은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6년 전 아주대라는 이름값 있는 대학병원이 발을 뺀 자리에, 자체 재무구조가 이미 흔들리고 본원 신축조차 정체된 대학병원이 홀로 들어왔다는 것은 축하할 일이라기보다 재확인이 필요한 신호에 가깝다.

다음 질문들에 대한 답이 나오기 전까지는 낙관하기 이르다.

  • 5,500억 원 중 조선대병원이 실제로 부담하는 금액은 얼마이며, 나머지는 어떤 방식(시행사 조성 후 임대, SPC 출자, 국비 지원 등)으로 조달되는가.
  • 광주 본원 신축이 발전기금만으로 정체된 상황에서, 파주분원 운영이 본원의 재무 상태를 더 악화시키지는 않는가.
  • 단독 응찰 상황에서 평가위원회가 얼마나 엄격하게 사업 이행 능력을 검증할 수 있는가. 이미 사업시행자의 자본금·역량이 논란이 됐던 사업(2022년 ‘파주에서’ 보도)에서, 운영 주체의 역량 검증도 같은 전철을 밟지 않는다는 보장이 있는가.
  • 아주대학교가 협약을 접은 이유가 무엇이었는지 공개되지 않은 상태에서, 같은 구조적 문제가 조선대병원에도 반복되지 않는다고 볼 근거는 무엇인가.

파주메디컬클러스터는 착공식까지는 도달했지만, 정작 그 핵심인 “종합병원”의 운영 주체와 재원조달 구조는 여전히 불투명하다. 이름값 있는 병원을 유치했다는 발표보다, 그 병원이 실제로 완공·운영될 수 있는 여력이 있는지를 따지는 것이 지금 시점에서 더 중요한 질문이다. -이기상 편집인(pajuwiki@gmail.com)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