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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전의 2026년 지방선거 기록을 남기다[2편]

경기도의원

40% 득표하고도 0석 — 경기도의원 선거, 파주 5석 싹쓸이의 이면

파주시 관할 경기도의원 선거구 5곳 전석을 더불어민주당이 차지했다. 국민의힘은 4개 선거구에서 유효표의 40%를 넘는 표를 모으고도 단 한 석도 얻지 못했다. 소선거구 1인 선출제 구조에서 득표율과 의석률이 얼마나 크게 벌어질 수 있는지를 보여준 선거였다.

총괄

투표가 실시된 4개 선거구(제1선거구는 무투표)의 유효투표 합계는 202,088표였다. 더불어민주당 후보 4명의 득표 합은 120,804표(59.8%), 국민의힘 후보 4명의 득표 합은 81,284표(40.2%)였다. 무투표 당선된 제1선거구(운정1·4동)를 포함하면 5석 모두 민주당 몫이다.

선거구별 표차 — 신도시와 농촌의 극명한 대비

선거구관할투표율무효율민주국힘격차
제2교하·운정2·5동56.2%1.6%손희정 66.4%김광선 33.6%32.9%p
제3운정3·6동56.3%2.0%손성익 63.8%정국진 36.2%27.5%p
제4북파주(문산·법원·탄현·파평·장단)52.6%3.1%김순현 52.9%이한국 47.1%5.8%p
제5동파주(조리·파주읍·광탄·월롱·적성)52.9%2.4%이종춘 54.8%한규민 45.2%9.6%p

네 선거구 격차의 평균은 18.9%포인트지만 표준편차가 약 11.5%포인트에 달할 만큼 편차가 크다. 신도시권(제2·제3)은 27~33%포인트의 일방적 승부였던 반면, 농촌·원도심이 섞인 서·동파주권(제4·제5)은 5.8~9.6%포인트로 훨씬 팽팽했다. 그중에서도 제4선거구는 이번 도의원 선거 전체에서 유일하게 두 자릿수 격차 미만을 기록한 곳이다.

같은 5개 선거구를 두고 치러진 파주시의원 선거의 선거구별 평균 격차(약 5.6%포인트)와 비교하면, 도의원 선거의 표차가 훨씬 크게 벌어졌다는 점도 눈에 띈다. 다인다자 구도인 시의원 선거와 달리 도의원은 양자 대결 구도여서 정당 지지 성향이 표차에 그대로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지역구와 비례대표의 일치

도의원 지역구 득표(4개 선거구 합산, 양당 기준 59.8% 대 40.2%)와 도의원 비례대표(파주시 투표 기준, 양당 환산 59.2% 대 40.8%)를 비교하면 거의 오차 범위 안에서 일치한다. 후보 개인 요인보다 정당 지지도가 그대로 득표에 반영된 선거였다는 뜻이다. 이는 후보 개인 득표와 정당 지지도 사이에 미세한 차이가 있었던 시의원 선거와 대비되는 지점이다.

국민의힘 0석의 의미

국민의힘은 4개 선거구 합산 유효득표율 40.2%를 기록하고도 의석을 하나도 얻지 못했다. 특히 제4선거구(47.1%)와 제5선거구(45.2%)는 과반에 근접한 득표율이었음에도 결과에 반영되지 못했다. 소선거구 1인 선출 구조에서는 2위 표가 아무리 많아도 의석으로 전환되지 않는다는 점이 이번 결과에서 뚜렷하게 드러난다.

소결

경기도의원 선거는 파주시의원 선거보다 한층 더 신도시 대 농촌의 이분법이 뚜렷했다. 신도시권에서는 압도적 우위, 서·동파주에서는 상대적 접전이라는 구도는 같지만, 접전 지역에서조차 국민의힘이 의석 전환에 실패했다는 점이 시의원 선거(라선거구 228표 차 신승)와 갈리는 대목이다.

경기도 및 파주시 비례대표

60.6% 대 39.4% — 같은 유권자가 두 장의 비례 투표용지에 남긴 온도차

2026년 6월 3일 파주시 유권자들은 시의원 비례대표와 도의원 비례대표, 두 장의 정당 투표용지를 동시에 받았다. 같은 사람이 같은 날 던진 표인데도 두 결과의 격차 폭은 서로 달랐다. 이 차이를 통계로 짚어본다.

총괄

시의원 비례대표 유효투표는 239,175표(무효 4,186표, 무효율 1.7%), 도의원 비례대표(파주시 투표 기준) 유효투표는 240,037표(무효 3,324표, 무효율 1.4%)였다. 같은 선거, 같은 유권자 집단에서 나온 표인데도 무효율이 시의원 쪽에서 더 높게 나타났다.

시의원 비례대표 — 두 정당만 남은 표

정당득표수득표율
더불어민주당144,97660.6%
국민의힘94,19939.4%

유효표 239,175표가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으로만 정확히 양분됐다. 파주시 기초의회 비례대표에는 두 거대 정당 외에 다른 정당의 명부가 사실상 존재하지 않았다는 뜻이다. 격차는 50,777표, 21.2%포인트로 이번 선거 전체를 통틀어 가장 큰 정당 간 격차 중 하나다.

도의원 비례대표 — 다당 구도의 흔적

정당득표수득표율
더불어민주당125,10152.1%
국민의힘86,09935.9%
조국혁신당12,1405.1%
개혁신당6,3292.6%
진보당3,0791.3%
기본소득당2,7811.2%
그 외 13개 정당4,5081.9%

같은 파주시 유권자의 표인데도 도의원 비례대표에는 조국혁신당·개혁신당을 비롯한 19개 정당 명부가 모두 올라 있었다. 군소정당이 얻은 표만 합쳐도 24,837표, 전체의 10.3%에 달한다.

두 비례대표 사이 8.5%포인트의 간극

민주당 득표율만 놓고 비교하면 시의원 비례 60.6%, 도의원 비례 52.1%로 8.5%포인트 차이가 난다. 두 표 모두 같은 날 같은 유권자가 던진 정당 지지 표라는 점을 감안하면 이 차이는 후보나 지역 변수가 아니라 선택지 구조에서 비롯된 것으로 볼 수 있다. 도의원 비례대표에는 조국혁신당·개혁신당 등 군소정당 명부가 있었지만 시의원 비례대표에는 그 선택지가 없었고, 그 결과 군소정당을 지지했을 표의 상당수가 시의원 투표용지에서는 양대 정당, 특히 민주당 쪽으로 쏠린 것으로 해석된다. 양당 득표만 다시 계산하면 도의원 비례도 59.2% 대 40.8%로 시의원 비례(60.6% 대 39.4%)와 거의 같은 수준에 수렴한다.

2022년과 비교한 4년의 변화

시의원 비례대표는 2022년 민주 46.0% 대 국힘 47.4%로 국민의힘이 근소하게 앞섰던 구도에서 2026년 민주 60.6% 대 국힘 39.4%로 완전히 역전됐다. 4년 사이 21.2%포인트 규모의 지각변동이다.

도의원 비례대표도 마찬가지다. 2022년 민주 46.9% 대 국힘 48.4%였던 것이 2026년 52.1% 대 35.9%로 바뀌었다. 다만 도의원 쪽에서는 정당 구도 자체도 함께 바뀌었다는 점이 눈에 띈다. 2022년 세 번째로 많은 표를 받은 정당은 정의당(3.8%)이었지만 2026년에는 조국혁신당(5.1%)이 그 자리를 대신했다. 지역 표심의 변화만이 아니라 전국 단위 정당 지형 재편이 파주시 도의원 비례대표 결과에도 그대로 반영된 셈이다.

무효표율은 두 비례대표 모두 낮아졌다(시의원 2.0%→1.7%, 도의원 1.9%→1.4%).

소결

두 비례대표 결과를 나란히 놓고 보면 방향은 같다. 어느 쪽이든 민주당이 국민의힘보다 많은 표를 받았다. 다만 격차의 폭은 달랐다: 시의원 비례대표는 60.6% 대 39.4%로 벌어졌고, 도의원 비례대표는 52.1% 대 35.9%로 상대적으로 덜 벌어졌다.

그 이유는 후보나 지역 표심이 달라져서가 아니라, 투표용지에 적힌 정당의 수가 달랐기 때문이다. 시의원 비례대표 용지에는 사실상 민주당과 국민의힘, 두 정당만 있었다. 조국혁신당·개혁신당처럼 다른 정당을 지지하는 유권자도 이 투표에서는 둘 중 하나를 고를 수밖에 없었고, 그 표가 상당 부분 민주당 쪽으로 더해진 것으로 보인다. 반면 도의원 비례대표 용지에는 군소정당까지 19개 정당이 모두 올라 있어, 표가 여러 정당으로 나뉘면서 민주당의 득표율이 상대적으로 낮게 나타났다.

즉 같은 유권자가 같은 날 던진 표라도, 투표용지에 선택지가 몇 개 있었느냐에 따라 결과 수치는 다르게 나올 수 있다는 것을 이번 두 비례대표 결과가 잘 보여준다.

선거 이슈

표심 너머의 여덟 장면 — 2026 파주 지방선거 이슈 총정리

2026년 6월 3일 제9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파주시민은 손배찬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파주시장으로 선택했다. 59.6% 대 40.4%, 19.3%포인트라는 큰 격차의 결과였다. 그러나 그 결과에 이르기까지 넉 달 남짓한 기간 동안 파주 정가에서는 선거구 획정 갈등부터 공천 파행, 후보 자격 시비, 재산신고 공방, 지역구 국회의원의 실언까지 굵직한 사건들이 끊이지 않았다. 여덟 개의 장면으로 이 선거를 다시 들여다본다.

1. 선거구 획정 갈등 — 헌재의 위헌 결정에서 강제 의결까지

이번 선거의 첫 갈등은 투표소가 열리기 훨씬 전, 선거구 지도를 다시 그리는 과정에서 시작됐다. 헌법재판소가 2022년 지방선거 당시의 선거구 획정을 헌법불합치로 판단하면서, 운정신도시의 폭발적인 인구 증가로 “인구 비례 3대 1 원칙”을 벗어난 파주시 선거구들을 다시 나눠야 했다. 2026년 2월 논의 초기에는 시의원 정수를 13명에서 20명 이상으로 늘리자는 주장까지 나올 만큼 이해관계가 첨예했다.

경기도의회 차원의 합의는 끝내 불발됐다. 결국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직접 강제 의결하는 방식으로 5월 4일 선거구를 확정했다. 최종적으로 파주시 시의원은 지역구 14명(가 2·나 3·다 3·라 3·마 3)과 비례 2명으로 전체 16명으로 정리됐지만, 선거구 수 자체는 유지된 채 관할구역만 조정되는 선에서 마무리됐다.

2. 파주을 여성 공천 파행 — 박미주 불출마에서 윤선희 등록취소까지

가장 극적인 이야기는 국민의힘 파주을 선거구에서 벌어졌다. 2026년 3월 3일 가선거구(조리읍·광탄면·운정1동) 예비후보로 등록했던 박미주는 4월 30일 선거구 개편으로 조리읍과 광탄면이 마선거구로, 운정1동이 가선거구로 갈라지자 라선거구(문산읍·법원읍·탄현면·적성면·파평면·장단면)로 재배치됐다. 그는 이 결정을 받아들이지 않고 5월 1일 불출마를 선언했다. “시민의 뜻보다 권력 논리가 우선되는 공천 구조”라는 것이 그의 설명이었다.

문제는 그 다음이었다. 박미주가 빠지면서 파주을 선거구 국민의힘 후보 5명(손형배·이익선·김일철·이한국·한규민)이 모두 남성이 됐다. 공직선거법 제47조 제5항은 정당이 지역구 후보를 추천할 때 국회의원 선거구마다 여성을 1명 이상 추천하도록 의무화하고 있고, 이를 지키지 못하면 제52조에 따라 해당 선거구 후보 전원의 등록 자체가 불가능해진다. 다섯 명의 등록이 통째로 무산될 위기였다.

구원투수로 등장한 것이 윤선희였다. 본 후보 등록 기간 중 라선거구에 등록하며 법적 요건을 채웠고, 다섯 후보의 등록이 가까스로 성립됐다. 그러나 안도도 잠시, 5월 22일 파주시선거관리위원회는 윤선희가 2021년 국민의힘 입당 당시 2018년 창당·2020년 해산된 바른미래당 당적이 말소되지 않은 채 남아 있었다는 이유로 등록을 취소했다. 다행히 취소 시점이 등록 기간 이후였던 덕에 나머지 후보들의 등록 효력에는 영향이 없었지만, 파주을 국민의힘은 결국 여성 후보 없이 선거를 치르게 됐다. 법이 정한 의무는 아슬아슬하게 피해 갔지만, 법이 지키려 했던 여성 정치 참여는 끝내 실현되지 못한 셈이다.

 3. 보수 진영 재편 — 컷오프에서 단일화까지, 이재홍의 한 바퀴

이재홍 전 파주시장이 무소속으로 출마하게 된 사연부터가 국민의힘 내부 갈등의 산물이었다. 중앙당 공천관리위원회는 3월 20일 파주시를 경선 지역으로 정하면서 경기도의원 고준호와 전 대통령직속 청년위원장 박용호를 경선 후보로 선정했다. 이 과정에서 이재홍은 안명규·전정일과 함께 공천심사위 단계에서 컷오프됐다. 3월 31일부터 4월 1일까지 치러진 당원투표와 시민 여론조사 합산 경선에서 박용호가 고준호를 누르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경선에 서보지도 못한 이재홍은 이의신청을 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박용호 확정 발표 직후인 4월 3일, 그는 국민의힘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친분관계에 의한 사천, 공관위원장 사의 표명 상황에서 면접과 후보 적합도 조사 없이 배제된 절차적 결함, 가장 경쟁력 있는 후보의 배제”를 문제 삼았고, “당의 혼란을 더는 방관할 수 없어” 탈당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운정지역 지하철 3호선 1년 내 착공, GTX-A 노선 운정~금촌~문산 연장, 통일로선(3호선 삼송~조리~금촌) 신설 등 철도 공약을 앞세워 독자 행보에 나섰다.

그렇게 갈라섰던 두 사람은 한 달도 채 지나지 않아 다시 만났다. 이재홍은 4월 28일 박용호에게 후보 단일화를 제안했다. 당시에는 성사 여부가 불투명했으나, 최종 후보가 확정된 다음날인 5월 14일 두 사람은 공동 성명으로 단일화를 공식 선언했다. 이재홍은 후보직을 포기하고 박용호 지지로 돌아섰고, 두 사람은 “민주당의 헌법파괴적 국정운영에 맞서 보수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파주시장 선거는 손배찬 대 박용호의 1대1 구도로 재편됐다.


4. 김경일 시장 휴대폰 대납 의혹 — 결선 투표 전날 터진 사건

사건의 뿌리는 202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초 김경일 시장의 지인인 사업자 A씨가 파주시 율곡 배수펌프장 정비사업에 특정 업체를 참여시켜 달라는 청탁 문자를 보냈고, 7월 김 시장은 청탁 메시지가 남아 있던 자신과 A씨의 휴대전화를 모두 교체하라고 요구했다. 서울 강서구의 한 매장에서 A씨가 김 시장의 신규 휴대전화 구입비 140만원을 대신 치른 것이 사건의 실체였다.

이 일이 정치권 표면 위로 떠오른 것은 2026년 들어서였다. 2월 25일 더불어민주당 파주갑 청년위원회가 중앙당 윤리심판원에 관급공사 특혜·시의원 탄압·호남비하 발언 등을 포함한 징계 청원서를 냈고, 3월 3일에는 파주을 당원이 청탁금지법 위반과 증거인멸교사 혐의로 파주경찰서에 고발장을 접수하면서 휴대폰 대납 의혹이 처음 공개적으로 불거졌다. 

3월 11일에는 손배찬·이용욱·조성환 등 같은 당 경선 경쟁자 세 명이 나란히 “휴대폰 대납 의혹 등으로 후보 자격이 없다”고 김 시장을 정조준했다. 사흘 뒤인 3월 16일에는 오히려 고발자가  “김 시장 측이 고발 취하와 게시물 삭제, 허위 사과문까지 요구하며 압박했다”며 보복협박 및 면담강요 혐의로 김 시장 측을 추가 고소했다.  

3월 18일에는 근무시간 중 관외 음식점에서 열린 술자리에 휴대폰 대납 의혹의 당사자로 지목된 인물이 동석했을 가능성이 제기되며 경기도 감사실에 민원까지 접수됐다.

결정타는 결선 투표를 이틀 앞둔 4월 16일 찾아왔다. A씨가 경기북부경찰청 반부패수사대에 자진 출석해 대납 경위와 증거자료를 제출하며 혐의를 인정한 것이다. 

이 사실은 다음날인 4월 17일 보도를 통해 공개됐고, 김 시장은 SNS에 “중고폰 보상금과 현금으로 모두 직접 지불했다”며 전면 부인했다. 4월 18일 경찰은 고발인과 A씨 조사를 마무리하고 김 시장을 소환해 조사할 방침이라고 밝혔는데, 공교롭게도 이날은 구리·군포·남양주·부천·파주 5개 지역 동시 결선 투표 이틀째였다. 이튿날인 4월 19일 저녁 손배찬 후보가 현역 시장 김경일을 꺾고 최종 후보로 확정됐다.

손배찬 후보 자격 논란 — 경선 국면의 도덕성 공방

민주당 경선이 한창이던 4월 27~28일에는 손배찬 후보를 겨냥한 또 다른 논란이 있었다. 일부 당원과 시민단체가 2004년 부동산 거래 의혹과 성매매 집결지 관계자 교류 의혹을 제기하며 후보 자격 박탈을 요구한 것이다. 손배찬은 “정략적 흠집내기”라며 명예훼손 등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고, 일부 언론에서는 특정 후보에게만 도덕적 잣대를 들이대는 “선택적 정의”라고 반박했다. 이 논란은 이후 5월 말 불거지는 재산신고 의혹과는 별개로, 경선 국면에서 제기됐다가 본선에서는 크게 확산되지 않은 사안으로 남았다.

6. 재산신고 공방 — 5월 폭로전에서 6월 추가 고발까지

선거운동 기간 가장 오래, 가장 치열하게 이어진 공방은 손배찬 후보의 재산신고를 둘러싼 다툼이었다. 발단은 5월 24일 박용호 후보가 손배찬의 야당동 토지 신고액이 실거래가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며 선관위에 신고한 것이었다. 손배찬은 2009년 이 토지를 14억 5,900만원에 매수했고 2019년 절반가량을 7억 3,400만원에 매도했는데, 남은 땅을 3억 7천만원대로 신고했다는 것이 박용호 측 지적이었다.

공방은 5월 26일 절정에 달했다. 박용호가 오전 생방송 기자회견으로 의혹을 공개하자, 그날 오후 손배찬 측은 야당동 토지를 포함한 6건의 재산 내역을 무더기로 정정해 신고액이 7억 8천만원 폭증했다. 박용호 측은 이 정정 행위 자체가 “허위사실 유포를 스스로 인정한 것”이라고 몰아붙였고, 손배찬 측은 “회계 담당자가 실거래가 대신 공시지가로 신고한 단순 실수”라며 법정시한 내 수정 신고로 바로잡았다고 해명했다.

경기도선관위는 5월 31일 손배찬의 선거공보 재산 기재가 “사실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결정해 투표소마다 공고문을 붙이도록 했고, 파주시선관위는 5월 30일 손배찬을 공직선거법 위반(허위사실공표)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다툼은 선관위 행정 절차로도 번졌다. 박용호 측은 6월 15일 파주시선관위원회 위원장을 상대로 선거 무효(또는 사전투표 무효) 소청을 제기하며, 경기도선관위 결정에 따른 공고문을 정작 사전투표소에는 붙이지 않고 본투표일에만 게시했다는 점을 “단순 직무유기를 넘어선 특정 후보 묵시적 비호”라고 규정했다. 

6월 18일 박용호는 야당동 토지의 2009년 매입가 기준 축소신고(약 1,388만원), 해솔7단지 아파트의 2011년 매입가 기준 축소신고(약 1억 5천만~2억원), 그리고 후보자 토론회에서 야당동 거래 사실을 전면 부인한 점 등 새로운 의혹 3건을 추가로 공개하며 선관위와 경찰에 추가 고발을 예고했다. 그는 손배찬 측이 앞서 내세운 “법정시한 내 수정신고”라는 해명 자체도, 선관위 공문상 그런 법정시한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허위라고 주장했다.

7. 박정 의원 “포천 양보” 발언 — 지역구 국회의원과 시민사회의 충돌

정작 후보들 간의 공방 못지않게 파주 시민사회를 자극한 것은 현역 국회의원의 말 한마디였다. 박정 의원(파주을)은 5월 21일 공식 선거운동 첫날 이웃 포천시장 후보 출정식 유세에서 “파주 측의 양보를 적극 검토하겠다”며 평화경제특구 지정과 관련해 포천에 힘을 실어주는 듯한 발언을 했다. 파주시가 접경지역 경제특구 지정을 위해 행정력을 총동원하고 시민들이 서명운동까지 벌여온 사업이었던 만큼, 이 발언은 큰 반발을 샀다.

파주시민네트워크는 5월 24일 성명을 내고 “타 지역 선거 지원을 위해 파주시민의 염원을 흥정거리로 삼지 말라”며 박정 의원의 공식 사과와 구체적 대책 확약을 요구했다. 박정 의원 측과 손배찬 캠프는 “특구 지정은 국가사업이라 개인이 양보할 수 없는 사안이며, 경기북부 2곳 이상 동반 지정을 뜻한 상생의 의미였다”고 해명했지만, 시민단체는 이를 “궁색한 변명”으로 규정했다. 유튜브 중계 영상에 발언이 고스란히 남아 있다는 점에서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8. 오창식의 반란 — 공천 방식에 대한 내부 반발

시의원 경선 국면에서는 국민의힘 내부의 균열도 노출됐다. 현직 시의원 오창식은 4월 28일 이중당적 인사나 무소속 출신이 공천에서 우대받는 데 대해 공개적으로 반발했다. “당은 필요할 때만 이용하는 수단이 아니다”라며 자신의 조례 발의 61건, 자원봉사 2,100시간 실적을 근거로 내세웠다. 그의 반발은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5월 1일 발표된 마선거구 경선(김일철·오창식·이익선 3인) 대상자로 배치됐으나 경선에서 탈락했고, 최종 국민의힘 마선거구 후보는 이익선·김일철로 확정됐다.

선거 평가

4년 전 파주시장 선거는 역대 최박빙이었다. 더불어민주당 김경일 후보가 국민의힘 조병국 후보를 겨우 531표 차, 0.3%포인트로 눌렀고, 비례대표에서는 오히려 국민의힘이 앞섰다. 2026년 6월 3일에는 사정이 달랐다. 민주당 손배찬 후보가 국민의힘 박용호 후보를 46,243표 차, 19.0%포인트로 압도했고 도의원 5개 선거구를 전석 차지했다.

파주 유권자는 크게 신도시권(운정1~6동·교하동, 선거인수의 62%)과 전통 읍면 지역(38%)으로 나뉜다. 신도시는 원래부터 민주당 우세였고, 농촌에서 국민의힘이 벌어들인 표가 이를 상쇄하면서 파주는 늘 경합지였다. 2026년에는 이 균형이 무너졌다.

먼저 신도시권에서는 원래 강했던 민주당 지지가 더 강해졌다. 도의원 제2선거구(교하·운정2·5동)는 2022년 민주 56.6%에서 2026년 65.4%로, 제3선거구(운정3·6동)는 54.7%에서 62.5%로 상승했다. 신설 동일수록 민주 득표율이 높다는 패턴이 뚜렷했다. 다만 예외도 있었다. 교하동은 2022년 선거구 재편으로 원도심 성향 주거지만 남으면서, 2026년 도의원 선거에서 국민의힘이 49.8% 대 민주 47.2%로 앞섰다.

더 극적인 변화는 전통 농촌 지역에서 나왔다. 2022년 국힘이 53.1% 대 민주 42.9%로 우세하던 도의원 제4선거구(문산·법원·탄현·적성·파평·장단)가 2026년 민주 51.2% 대 국힘 45.6%로 역전됐다. 이 선거구 투표수의 절반을 차지하는 문산읍이 47.0%에서 53.7%로 돌아섰고, 산업단지 배후지인 탄현면도 46.2%에서 53.3%로 역전됐다. 반면 법원읍과 적성면은 국힘 우세를 유지했지만 격차는 크게 줄었다. 조리·광탄·파주읍을 포함한 제5선거구 역시 민주 53.4% 대 국힘 44.1%로 뒤집혔다. 유일하게 서파주 라선거구 시의원 선거만 국민의힘이 228표, 0.6%포인트 차의 신승으로 지켜냈다.

가장 극적인 지표는 비례대표다. 2022년 국민의힘이 47.4% 대 46.0%로 근소하게 앞섰던 시의원 비례 득표가 2026년에는 민주 59.6% 대 국힘 38.7%로 완전히 역전됐다. 전체 투표수도 늘었는데, 민주당 득표는 58,751표 증가한 반면 국민의힘은 5,349표 느는 데 그쳤다.

결국 이번 변화는 신도시 지지 강화, 농촌 텃밭 붕괴, 민주 지지층의 투표 참여 폭증이라는 세 층위가 동시에 겹친 결과다. 다만 순수 농촌 지역은 여전히 국민의힘이 과반을 지키고 있어, 파주의 정치 지형 변화는 진행 중이지 완료된 것은 아니다. [이기상 파주위키 편집인 pajuwik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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