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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주지역 군보호 구역 완화를 돌아 보며

2026년 국방부 발표로 다시 주목… 반세기 규제의 벽, 조금씩 낮아지다

국방부가 지난 6월 17일 군사시설 보호구역 대규모 완화 방침을 발표하면서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의 기대가 다시 한번 높아지고 있다. 안규백 국방부 장관은 민간인통제선(민통선)을 군사분계선(MDL) 방향으로 평균 6㎞ 단축하고, 여의도 90배 규모의 통제보호구역을 제한보호구역으로 완화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여의도 150배에 달하는 제한보호구역도 2026년 하반기부터 순차 해제한다는 계획이다. 병역자원 감소와 무기체계 발전이라는 안보환경 변화를 반영한 조치라는 것이 국방부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번 발표를 제대로 이해하려면 파주가 걸어온 길을 먼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군사시설보호구역이란

군사시설보호구역은 군 작전 및 군사시설 보호를 위해 국방부 장관이 지정 고시하는 구역이다. 파주와 직접 관련된 것은 크게 두 가지다. 통제보호구역은 민통선 이북 지역으로 민간인 출입이 원칙적으로 금지되며 거주·영농 모두 엄격히 제한된다. 제한보호구역은 민통선 이남~군사기지 주변 일정 거리 이내로, 출입은 가능하지만 건축·개발 행위에 군의 사전 허가가 필요하다.

파주는 군사분계선과 가장 가까운 자치단체 중 하나로, 시 면적의 상당 부분이 이 두 구역에 묶여 있다. 주민 재산권 행사가 70여 년간 제약받아온 이유다.

2021~2022년, 첫 대규모 해제

본격적인 완화의 서막은 2021년 1월 5일 열렸다. 문산읍·파주읍·월롱면·탄현면·금촌·교하·조리읍·광탄면 등 파주 주요 생활권에서 **11,582천㎡**가 완전 해제됐다. 민통선 인근인 군내면 백연리 21천㎡는 통제보호구역에서 제한보호구역으로 한 단계 완화됐다.

이듬해인 2022년 1월 14일에는 전국 905만㎡ 해제 중 파주가4,977천㎡(55%)를 차지하며 최대 수혜 지역으로 이름을 올렸다. 상지석동·광탄면 용미리·파주읍 백석리·문산읍 선유리·법원읍 가야리·대능리 일대가 규제에서 풀렸다.

2023~2025년, 해제에서 행정위탁으로

이후 완화 방식에 변화가 생겼다. 파주는 군사분계선과의 근접성 탓에 구역 자체를 해제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행정위탁 방식이 주요 수단으로 자리 잡았다. 행정위탁이란 일정 높이 이하의 건축물에 대해 군부대 협의 없이 파주시가 직접 인허가를 처리하도록 권한을 이전하는 제도다. 구역 해제는 아니지만 주민 입장에서는 사실상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2023년 12월에는 국방부가 전국 5,471만㎡를 해제·완화하면서 파주 등 4개 지역 103㎢에 행정위탁을 적용했다. 군 작전성 검토 동의율은 2022년 80%에서 2023년 82%로 높아졌다.

2024년에는 제9보병사단과의 협의로 5.05㎢(축구장 700개 규모) 행정위탁이 추가 확정됐고, 동의율은 93%까지 올랐다. 2025년 1월에는 제25보병사단과 파주콘텐츠월드 산업단지·법원읍 웅담리 일대 1.5㎢ 추가 합의각서를 체결하면서 파주시 전체 행정위탁 면적은 68.70㎢에 달하게 됐다. 동의율도 94%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중요한 군사 요충지, 완화는 늘 한계가 있었다

지난 5년간 이루어진 성과는 결코 작지 않다. 수십 년 묶여 있던 파주 주요 생활권이 규제에서 풀렸고, 행정위탁 면적은 꾸준히 확대됐다. 그러나 파주가 한반도 안보의 최전선이라는 지리적 현실은 변하지 않는다. 군사분계선과 수 킬로미터 거리에 놓인 군내면·장단면·진동면·진서면 일대는 여전히 대부분 통제보호구역으로 남아 있다. 경기도가 군사보호구역 지정 기준을 군사분계선 25㎞에서 20㎞로 완화해달라고 국방부에 지속 건의하고 있는 것도 이 때문이다.

이번 2026년 발표 역시 민통선을 6㎞ 단축하겠다고 했지만 실제 시행은 2027년 이후 단계적으로 이루어진다. 제한보호구역 해제도 ‘하반기 검토’부터 시작이다. 기대가 실현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하고, 범위 역시 기대에 미치지 못할 수 있다.

파주에서 바란다면

파주 접경지역 주민들이 오랫동안 요구해온 것 중 가장 상징적인 사안은 따로 있다. 바로 임진강 남단을 따라 설치된 철조망을 강 북단으로 옮기는 것이다. 이 철조망이 남단에 있는 한, 강 이남 농경지와 마을은 사실상 군사구역과 다름없는 제약을 받는다. 민통선 북상이나 행정위탁 확대도 의미 있는 조치이지만, 주민 삶의 질을 실질적으로 바꾸려면 임진강 남단 철조망의 북단 이전이 무엇보다 우선돼야 한다. 이번 국방부 발표가 그 방향으로 나아가는 진정한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이기상 편집인(pajuwiki@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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