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헌절에 바란다 – 임인정
제헌절에 바란다.
법과 원칙이 존중받는 대한민국을 꿈꾸며
매년 7월 17일, 제헌절이 돌아오면 우리는 그 의미를 그냥 지나치곤 합니다.
제헌절은 공휴일도 아니었기에, 많은 사람들에게 그저 달력 속 하루로 지나가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2026년부터는 18년 만에 제헌절이 다시 공휴일(빨간날)로 지정되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하루 쉬는 날이 늘어난 것이 아니라, 헌법의 가치와 국민주권의 의미를 다시 되새기자는 취지에서 이루어진 변화입니다. (이투데이)
제헌절은 1948년 7월 17일 대한민국 헌법이 제정·공포된 것을 기념하는 국경일입니다.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의 기본 원칙과 국민의 권리, 국가 운영의 기준을 담은 헌법이 시작된 날을 기념합니다. (연합뉴스)
제헌절을 앞두고 우리는 다시 한번 ‘헌법’과 ‘법치’의 의미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우리는 일상에서 종종 “법대로 하자.”라는 말을 합니다. 하지만 이 말의 본래 의미는 상대를 압박하거나 감정적으로 맞서자는 뜻이 아닙니다. 법을 존중하고, 법이 정한 절차를 따르며, 그 결과에 대한 책임까지 함께 받아들이자는 약속입니다. 다시 말해 ‘법대로 하자’는 말은 ‘내 마음대로 하겠다’는 선언이 아니라, 모두가 공정한 기준 앞에 서자는 다짐이어야 합니다.
법은 국민을 억압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서로의 권리와 자유를 보호하기 위해 존재합니다. 그래서 법은 평범한 국민보다 오히려 권력을 가진 사람들에게 더욱 엄격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지도자가 법을 지킬 때 국민은 법을 신뢰하고, 국민이 법을 신뢰할 때 사회는 안정과 질서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최근 우리는 헌법 질서를 흔드는 안타까운 사건들과 지도층의 법 위반 논란을 지켜보며 큰 실망을 경험했습니다. 대한민국에는 헌법이 존재함에도 불구하고 민주주의의 근간을 위협하는 일들이 발생했다는 사실은 우리 모두에게 깊은 교훈을 남겼습니다. 법은 누구에게나 평등하게 적용되어야 하며, 어떠한 권력도 헌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원칙은 결코 흔들려서는 안 됩니다.
세계 여러 나라의 사례는 우리에게 많은 것을 시사합니다.
영국은 성문헌법이 없지만 ‘법의 지배(Rule of Law)’라는 원칙이 사회 깊숙이 뿌리내려 누구도 법 위에 설 수 없다는 신념을 지켜오고 있습니다.
독일은 독재의 아픈 역사를 반성하며 헌법의 가치를 무엇보다 소중히 여기고, 헌법재판 제도를 통해 민주주의를 굳건히 지켜가고 있습니다.
일본 역시 재난과 위기 상황에서 질서를 지키고 공동체의 약속을 존중하는 시민의식으로 세계의 주목을 받아왔습니다.
물론 어느 나라든 완벽하지는 않지만, 법과 원칙을 존중하려는 사회적 문화가 국가의 신뢰를 만든다는 점은 분명합니다.
우리의 미래도 다르지 않습니다. 법과 규칙은 거창한 정치의 영역에서만 필요한 것이 아닙니다. 가정에서의 약속, 학교의 규칙, 직장의 질서, 교통법규를 지키는 작은 실천들이 모여 건강한 사회를 만들어 갑니다. 법을 잘 지키는 국민이 많아질수록 대한민국은 더욱 안전하고 공정한 나라가 될 것입니다.
제헌절은 단순히 헌법이 만들어진 날을 기념하는 날이 아닙니다. 대한민국이 어떤 가치 위에 세워졌는지를 되새기고, 앞으로 어떤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인지를 함께 다짐하는 날입니다.
제78주년 제헌절을 맞아 소망합니다.
‘법대로 하자’는 말이 더 이상 갈등과 위협의 표현이 아니라 공정과 신뢰의 약속이 되고, 권력을 가진 사람일수록 법을 더욱 존중하며, 국민 모두가 법과 규칙을 자발적으로 지켜가는 대한민국이 되기를 바랍니다.
그것이야말로 헌법이 살아 숨 쉬는 나라, 그리고 다음 세대에게 자랑스럽게 물려줄 대한민국의 모습일 것입니다.

- 임인정
- 전 파주신문사 기자
- 전 신산초교 100년사 편찬위원회위원




